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산업용 포장재 제조사 고려포리머가 또 다른 상장사 디올메디바이오의 전환사채(CB)를 대량 인수하고 경영참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적자 기업을 사들여 큰 차익을 남기고 팔기로 유명한 남궁견 고려포리머 회장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올메디바이오는 지난달 30일 고려포리머 관계사인 온누리여행사의 김학수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대표이사 가운데 최형석 대표는 김 신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이장우 대표는 물러난다는 내용이다.
이장우 대표는 지난 1일 보유한 디올메디바이오 주식과 워런트(신주인수권표시증서) 18만주를 모두 처분했다.
앞서 고려포리머는 디올메디바이오 주식 213만6752주(7.76%)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50억원에 사들였다. 대주주인 장지연 디올메디컬허브 원장이 보유한 주식(202만4139주)보다 많다. 줄기세포 저장사업을 비롯해 CCTV 등 영상장비, 금융사 IT솔루션, K-9 자주포 부품생산 등 다양한 영역에 손을 대고 있는 디올메디바이오는 지난해 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23.5% 줄어든 268억원에 그쳤다.
남궁 회장은 적자 상장사를 인수해 감자ㆍ상장폐지→유상증자→매각ㆍ재상장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디에이치패션ㆍ세종로봇ㆍ에스아이리소스(매일상선)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지난해에는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무자본 인수ㆍ합병(M&A)' 세력의 배임ㆍ횡령으로 위기에 놓인 위폐감별기 업체 에스비엠 지분을 50억원어치 공개매수하며 경영권 인수에 나서
남궁 회장은 매일경제와 전화 통화에서 "디올메디바이오의 중국인 대상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김학수 대표를 선임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다른 의도가 없는 단순 투자"라며 인수 의도에 대해 부인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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