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자동차주 순매수가 계속되며 기아차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지만 한 식구인 현대차는 외국인의 잇단 '러브콜'에도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6월 26일부터 6일 현재까지 현대차 주식을 1조원어치 집중 순매수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현대차 주식을 쓸어 담은 것.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주가는 2%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기아차가 12.5%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같은 '디커플링' 현상의 배경에는 기관의 이탈이 있다.
현대차ㆍ기아차를 '한국 수출주'로 묶어 함께 순매수하는 외국인과 달리 기관은 현대차 주식을 덜어내고, 기아차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집중 매수하는 동안 보험(1544억원 순매도), 투신(2755억원), 연기금(1537억원) 등 기관은 6524억원 상당을 팔아치우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상반기에는 환율 변수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고 신차와 신공장 효과까지 돋보이던 현대차가 매력적이었지만, 하반기 원화값이 소폭 하락하고 기아차까지 신차 출시에 가세하자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7월 북미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데다 파업에 대한 염려도 현대차보다 낮다"며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이 현대차에서 기아차로 보유 종
금융부문에 대한 우려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 줄었다. 금융당국이 할부금융업 취급수수료를 폐지하면서 캡티브 효과가 사실상 반감된 것.
[석민수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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