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11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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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부동산투자회사(리츠)들이 자산 매각이 지연되면서 곤경에 빠졌다. 투자금 회수 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 실적이 크게 악화되며 매매거래정지, 관리종목 지정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7일 장 마감 후부터 8일 오전 9시까지 공모형 기업구조조정(CR)리츠사인 코크랩제15호에 대한 시장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코크렙제15호의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433% 급감한 12억원(매출액 50억원 미만)에 그쳐 매매거래정지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코크렙제15호의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은 보유중인 인송빌딩 매각이 지연된 데서 기인한다. 코크렙제15호는 지난 2009년 디앤디에스로부터 중구 회현동 소재 대한전선 옛 사옥인 인송빌딩을 1210억원에 매입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리모델링으로 건물 가치를 높인 후 정해진 시기에 처분할 목적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베스타스자산운용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계약 성사 가능성을 높였으나 건물을 임대해 호텔을 운영하려던 프라자호텔이 중도에 포기하면서 계약이 불발됐다. 2012년 말부로 디앤디에스와의 임대차 계약도 만료된 코크렙제15호의 지난해 실질적인 수익은 주차장부지 일부 처분이익 및 주자창 운영수익이 전부였다.
코크랩제15호는 재차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도심 지역 상업용 오피스텔 공급이 증가하면서 공실률이 올라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만 이달 초 마크호텔을 새로운 임차인으로 20년 계약(연간 기본임대료 92억6000만원)을 체결해 향후 자산 매각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매각에 난항을 겪은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건물 임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컸다"며 "임대 계약을 유치해 향후 빌딩 매각 작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케이비부국위탁리츠는 지난 6월 반기 검토의견 부적정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데 이어 지난 4일 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추가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잠실 오피스텔 및 상가 개발 분양사업을 해온 케이비부국위탁리츠는 상가 부문 26곳 중 20곳 가량이 미분양된 탓에 30일 이상 상장시가총액 50억원 미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코크랩제8호 위탁관리리츠는 존립만기까지 보유 건물을 매각하지 못해 상장폐지 우려까지 받았다. 지난 2006년 5월 설립한 코크랩제8호는 자기자본과 대출금 등으로 1200억원을 마련, 서울 종로 G타워와 경기도 성남 센트럴타워를 매입했다. 이중 G타워는 지난 2012년 7월 SK D&D에 약 750억원에 매각해 약 15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그러나 성남 센트럴타워는 한때 임차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IT기업들이 대부분 판교로 이전하면서 공실률이 올라가 매각이 쉽지 않은 상태다. 임대 수익도 급감하면서 올 3분기(지난해 7월~올해 3월)까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35억원) 대비 10분의 1 수준인 16억원에 그쳤다. 코크렙제8호는 국토부로부터 지난 5월21일까지였던 존립 만기를 3년 연장받았다.
[이용건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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