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텔신라, 한국콜마, 한샘 등 상승세를 탄 종목은 적정 기업가치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를 무시하고 천정부지로 오르는 반면 GS리테일, 롯데쇼핑, 베이직하우스 등 일부 소비재 종목은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조정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재 시장 패러다임이 '기업 이익'에서 '매출 성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업종 내 주가 차별화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재 시장은 중국인 수요 확대, 온라인 활성화에 따른 합리적 소비 증가, 유통ㆍ브랜드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이런 변화의 시기에는 적정 주가를 판단하는 데 있어 기업 이익의 설명력은 떨어지고 매출 성장이나 시장 점유율 가치가 더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과거 소비재는 국내 내수시장만을 대상으로 한 업종으로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기업 이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요인이었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이 적정 주가를 판단할 때도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보다는 주가수익비율(PER)에 더 초점을 맞췄다. PER가 다른 소비재 업종에 비해 너무 높으면 현재 주가가 고평가 상태로 향후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PER가 낮은 저평가 종목은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PER의 설명력이 점차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가치에 비해 너무 오른 주식은 반드시 조정을 겪는다'는 기존 원칙이 깨지고 '오르는 주식이 계속 오른다'는 새로운 원칙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호텔신라의 PER(2014년 이익 기준)는 56.84배로 소비재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3개월간 주가가 각각 41.7%, 46.9% 오른 한국콜마와 아모레퍼시픽의 PER도 40배에 육박한다. 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코스맥스, 한샘 등도 PER 30배를 넘어선다.
반면 PER 10배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베이직하우스, 롯데쇼핑, GS리테일 등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PER 대신 매출성장률이 적정 주가를 설명하는 새로운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 기업 이익이 많지 않더라도 브랜드 인지도 개선이나 온라인ㆍ모바일 유통망을 통한 매출 신장, 해외 진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소비재 종목 주가는 충분히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한국콜마와 호텔신라의 2013~2016년 매출이 매년 30% 가까이 신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정책'도 성장세를 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는 단체관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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