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 선 연사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20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 1회 서울 투자 콘서트에서 '가치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우리는 실물 경제가 좋으면 주가도 좋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경제상황을 보며 주가 상승을 예단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시장의 미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전 신청한 500여명의 투자자 앞에서 강 회장은 "주식 시장이 좋지 않다고 모든 주식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식 투자 시 무엇보다 향후 비즈니스모델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시장 관련 소비재 ▲모바일 게임과 같은 소프트 모바일 ▲그린 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 등이 20~30년 전에 뿌린 씨앗으로 우린 지금의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하드 모바일이 어떻게 소프트 모바일로 성장해 나가는가에 따라 'IT 강국'으로써의 면모 역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실물 경제보다 개별 기업과 산업군에 주목해야 한다는 강 회장과 달리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증시와 함께 국내 증시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홍 센터장은 "다양한 형태의 고금리 채권형 상품이 지난 1년간 사라져 왔다"며 "전세계가 저금리로 힘에 부쳐하는 상황에서 과거 금리가 올라가면 주가가 같이 올라가던 상황과 달리 지금은 주가가 역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주가가 현재 과하게 올라 버블이 많고 과열화가 지적되는 만큼 국내를 포함한 이머징 시장으로 투자자가 넘어오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중국의 경우 경제 방향성이 한국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그간 중국 경기가 좋아지만 한국 증시도 덩달아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장 10년간 중국에서 정치적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봐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중소형주의 중요성을 꼽았다.
홍 센터장 역시 강 회장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게임, 온라인 상거래 등 신사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관련 중소형주 이익 역시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가치주식운용본부장은 시가총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민 본부장은 "결국 성공적인 주식 투자라는 것은 상장된 기업의 시총이 떨어질 지 올라갈 지 예측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저평가를 단순히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볼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이 장기간 창출할 수 있는 가치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좋은 투자는 부동산과 같이 한 번 투자하면 팔 필요가 없는, 장기투자가 가능한 기업"이라며 "장기적 이익이 가능한가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가 꼽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은 ▲시장을 이끌어나갈 만한 독점적인 사업력 ▲브랜드 ▲현금흐름 등이다.
특히 해외 브랜드로 디즈니와 스타벅스 등을 예로 들면서 "확고한 브랜드 경쟁력이 있으면 과거부터 주가가 높게 측정돼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같은 기업의 경우 과거에도 현재에도 주가가 비싼대신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브랜드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소비재 기업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좋은 회사의 주식은 이미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가격이 높더라도 내년에 올해보다 이익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 지금에라도 들어가는 것이 좋은 투자 방법"이라며 "다만 제일 좋은 매수 시점은 금리 상승 등 일시적으로 프리미엄이 빠질 때이며, 매도는 과한 프리미엄이 붙어 고평가 된 주식이거나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꼈거나 새로운 시장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어떨까. 그는 브랜드의 중요성에 적극 공감하면서도 "오늘 네이버 주식이 떨어지고 있는데 역시 싼 값에 구입해 비싸게 파는 것이 제일 좋은 것 아니겠냐"며 "오늘도 비싸지만 내일도 비쌀 거라는 인식은 미국 초저금리 하에서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쇼핑이 촉진되는 등 전체적인 투자환경이 좋아졌다"면서도 "미국이 초저금리 상황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기 상황이 좋아지자 다시 금리 인상을 노리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지난 2012년 아베 정권이 경기 분양에 대한 강한 믿음을 주면서 해외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내수 소비를 활성화 시켜 경제가 살아났다"며 "최경환 2기 경제팀이 출범하고 배당 정책 등 다수의 경제정책으로 실질적인 개인 소비 경제는 내년부터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소비재 브랜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변동에 따라 기회를 봤다가 대형주를 저점에 매수해도 좋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장기로 보고 산 주식이 변곡점으로 인해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
제 1회 서울 투자 콘서트에 참석한 이사원 씨는 "국내 유명 투자 전문가들이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춰 세부적 사항까지 설명해준 것이 인상적"이라며 "전체적인 시장 분석은 물론 해외사례를 통해 투자 전략을 세워 향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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