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성장세와 농촌 중심으로 강한 영업력을 보여온 농협생명이 본격 가세하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기고 소비자 선택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농협생명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는 변액보험 판매를 허용하지 않겠지만 우리아비바생명과 통합한 후에는 지점ㆍ설계사 채널을 통해 팔 수 있도록 인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 회사 통합 후에도 2017년 2월까지는 농ㆍ축협 지역 조합을 통한 변액보험 판매는 불허하기로 했다.
변액보험은 적립보험료(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제외한 금액)를 채권ㆍ주식 등에 운용한 후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NH농협금융은 올해 인수한 우리아비바생명을 내년 3월 농협생명과 합병할 계획이다. 농협생명은 농협금융 출범 당시 방카슈랑스 제한(1개사 상품 판매 비중 25% 이내 등)을 2017년 2월까지 면제받는 대신 그 기간까지 변액보험ㆍ퇴직연금 등 판매를 제한받았다. 하지만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우리아비바생명과 합병하게 됨에 따라 조기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와 함께 2017년 3월부터는 방카슈랑스 제한을 받게 되는 동시에 지역 조합을 통해서도 변액보험을 팔 수 있게 돼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금융위 정책 방향을 전달받았지만 상품 출시 등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상황을 봐 가면서 시장에 뛰어들지 여부를 결론지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농협생명이 변액보험 판매를 강하게 희망해온 만큼 우리아비바생명과 합병한 후 조기에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보업계에서는 농협생명이 조기에 시장에 진입하면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2월까지는 지역 조합 채널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설계사ㆍ지점 등을 통한 영업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농협생명은 자체 설계사 2500여 명과 62개 지점을 갖고 있다. 또 농협생명 상품을 팔고 있는 보험대리점(GA)도 113개에 이른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설계사 600여 명과 38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변액보험 판매를 위해서는 설계사 등이 변액보험판매사 자격증을 갖춰야 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은 그동안 변액보험을 팔지 않아 판매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며 "인력 확보를 위해 스카우트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쟁사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1분기 말 기준으로 자산 48조원을 보유해 삼성생명(194조원) 한화생명(84조원) 교보생명(75조원) 등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는데, 변액보험 판매는 자산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체
올해 1~5월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를 보면 삼성생명이 2조2100억원으로 1위를 달리고, 한화ㆍ교보생명ㆍ메트라이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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