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26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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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재매각이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순탄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표명하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1차 매각에 이어 재매각에서도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시장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가 KDB생명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차 매각 당시 단독으로 본입찰까지 참여했던 DGB금융지주는 이번 재매각에서는 일체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지목됐던 DGB금융지주가 등을 돌린다면 향후 KDB생명 매각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1차 때는 매각측이 7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상당히 과도한 액수"라며 "인수 의사가 있었던 곳들이나 시장에서 보는 시각은 이 가격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재매각도 유찰로 결론이 나면 산은PEF와 칸서스자산운용이 투자자들에게 동의를 구해 내년 2월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를 연장하고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생명보험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영업 활성화 등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다음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DGB금융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KDB생명을 인수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비교적 단기간 안에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되팔아야 하는 사모펀드들에게도 적합한 매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앞서 국내외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기 위해 매각주간을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유력 회계법인 컨소시엄에게 맡겼음에도 매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1차 매각 당시 중국의 푸싱그룹이 관심을 보였다가 중도 포기한 바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재매각에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만장일치에 실패해 등 떠밀리듯 매각에 나선 측면이 있다. 산은-칸서스PEF 측도 재매각에 앞서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산은-칸서스PEF가 보유 중인 KDB생명 지분 85.05%로 LOI 마감시한은 오는 29일까지다. 마감시한까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또다시 유찰 수순을 밟게 된다. 해당 펀드에는 국민연금, 산업은행, 코리안리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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