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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는 국내 기관의 '팔자' 공세가 멈추고 외국인과 손바뀜이 시작될 때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을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향후 전략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1.50%까지 올랐다. 2006년 6월 27일(51.53%)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이유는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반면 기관 투자자금이 급속도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기관은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하루도 빠짐없이 1조1701억원어치나 팔았다. 같은 기간 약 4585억원어치를 산 외국인과 대비되는 행보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율도 같은 날 올해 최고 수준인 49.17%를 기록했다. 지난달 1일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기관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2462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088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생긴 결과다. 현대모비스 외국인 보유 비중이 50%를 넘었던 것은 지난해 10월 23일(50.0%)이 마지막이다. 다른 대형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관이 23거래일 동안 판 포스코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54.24%에 달했고, 기관이 16거래일 연속 팔아치운 LG전자도 외국인 지분율이 2012년 7월 16일(22.24%) 이후 최고치인 22.16%를 기록했다.
외국인 입김이 대형 수출주에서 확대되는 이유는 최근 이들과 기관이 완전히 다른 매매전략을 펼친 결과다. 지난달 1일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LG전자 등이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텔레콤이었으며,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GKL LG생활건강 등 내수주가 차지했다. 이에 반해 기관은 내수주에 치중하고 수출주를 더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텔레콤 LG생활건강 KT GKL 등이었다.
이처럼 두 큰손의 매매 행태에 차이가 난 이유는 외국인은 밸류에이션에, 기관은 내수 활성화로 요약되는 정부 정책 효과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시장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외국인 자금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사들였지만, 기관은 엔화 약세 등 대외 불확실성에 덜 민감한 내수주에 관심을 보였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트레이드증권 분석에 따르면 건축자재, 호텔ㆍ레저, 통신 등으로 구성된 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1.9배에 육박
전문가들은 이들의 매매 전략 변화를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관 vs 외국인'으로 대표되는 대립구도가 깨질 때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 방향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손동우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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