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 원자재 펀드 56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9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천연자원 펀드는 평균 -5.11%, 주식형 원자재 펀드도 -5.68%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반짝했던 원자재ㆍ실물 관련 상품이 글로벌 원자재값 하락 국면을 맞아 맥없이 무너지는 모양새다.
22개 주요 원자재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원자재지수(Commodity Index)는 이달 들어 3.32% 하락했다.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4월 29일에 비해서는 11.7%나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펀드 설정액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현재 56개 원자재 펀드 설정액은 9896억원으로 연초 잔액(1조1652억원)에 비해 1756억원 줄었다. 천연자원 펀드와 주식형 원자재 펀드 설정액도 5765억원, 5698억원으로 연초보다 30% 안팎 감소했다.
이들 112개 펀드에서 최근 1개월 새 줄어든 설정액만 340억원이다. 원자재값 하락이 반등할 기미를 안보이자 투자자들의 이탈 행렬이 시작된 것이다.
원자재 펀드 약세는 원자재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달러화 강세와 글로벌 수요 위축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다.
미 통화당국이 FOMC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로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 강세는 갈수록 두드러질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달러화는 원자재와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하반기 들어 달러화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제시장에서 구리ㆍ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시세가 연이어 떨어지고 있다. 원자재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비철금속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과 유럽지역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연초 반짝했던 수요가 다시 꺾인 것이다.
대표적인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도 최근 1개월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고 있다.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주식]A' 펀드는 지난 1개월 간 -12.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에 거둔 높은 수익률 덕에 연초 후 수익률은 9.09%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된 것.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7.66%에 그치면서 연초 후 수익률도 마이너스(-0.55%)
'JP모간천연자원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1개월 수익률이 -5.28%에 그쳤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지난해 큰 폭의 손실을 냈던 원자재 펀드가 상반기 수익률을 다 깎아먹을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환매하거나 관련 문의를 해오는 투자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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