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유사 식품 주의보가 있듯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유사 사명(社名)으로 인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명이 한두글자 차이로 비슷하다보니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의 결과는 곧 이익 아니면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사명을 착각해 불필요한 손실을 보는 일은 없어야겠다.
◆ 한두글자 차이지만 이렇게 다를 수가
'삼천리'와 '삼천리자전거'는 투자자 뿐 아니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많이 헷갈려하는 기업들이다. 전문가들조차 "삼천리가 자전거 파는 곳 아니야?"라고 물어볼 정도로 두 기업의 사명을 두고 혼선을 빚는다.
하지만 삼천리는 경기인천지역 도시가스공급업체로 자전거제조업체인 삼천리자전거와는 업종 자체가 다르다.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수익성, 주가수준 모두 차이가 난다.
동국실업과 동국산업 역시 사명은 비슷하지만 주력 사업이 전혀 같지 않다. 전자는 자동차부품제조를 담당하고, 후자는 냉연강판 가공판매를 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국실업의 경우 갑을상사그룹의 계열사로 동국산업이 포함된 동국산업그룹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은 서로의 회사 소식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험을 종종 겪어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밖에 경봉(교통정보 시스템 전문업체)-경방(면직물 생산전문업체), 이구산업(동제품 압연업체)-이건산업(목재전문업체) 등은 업종이 다를 뿐 아니라 상장된 곳이 코스피와 코스닥으로 아예 다르다. 한두글자 차이나는 사명이라고 우습게 봤다가 투자 종목을 잘못 고르기라도 하면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 업종마저 비슷해 더 헷갈려
사명도 유사한 마당에 주력업종마저 비슷할 경우 투자자들은 더욱 어리둥절하기 마련이다.
삼양사와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두 곳 다 먹거리를 만들다보니 언뜻 보기에는 같은 회사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삼양사는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 식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반면 삼양 식품은 라면이 주 업종으로 우유, 과자 등을 생산하는 종합 식품 기업이다.
동원산업과 동원수산 역시 둘다 참치 원양어업을 하는 회사다보니 투자자들로부터 문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 한 기업의 호재와 악재에 다른 기업의 투자자와 주가가 덩달아 반응하는 식이다. 하지만 동원산업(김재철 회장)은 동원참치로 유명하며 원양어업과 수산물 유통업, 물류업 등을 하고 있다. 반면 동원수산(왕기철 회장)은 참치를 대부분 수출하는 업체로 냉동냉장업, 빵가루 제조 등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 주문 전 종목명·코드번호 등 꼭 확인해야
주식 거래에 앞서 유사한 사명을 걸러내는 일은 투자자들 스스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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