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19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시장 예상가를 훨씬 웃돈 가격에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자금 지출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한신평 측은 "이번 인수 주체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은 대규모 현금성자산과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인수 자금 지출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자체적으로 견딜만한 수준"이라며 "향후 부지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건설, 호텔 사업 등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의 수혜도 일정 수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4년 6월 말 현재 별도기준으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이번 인수주체 3사는 30조원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단기금융자산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액(현금성자산-차입금)도 23조원에 이르고 있어 보유 유동성에 기반한 인수자금 조달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결기준으로 현대차가 최근 연간 약 4조원(자동차부문), 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연평균 2조원, 1.5조원 내외의 내부 잉여현금을 창출해 왔음을 감안하면 인수자금은 1~2년 이내에 3사의 내부 잉여현금을 통해 대부분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인수금액이 감정가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고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현금 유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유동성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신평 측은 "향후 인수 주체 간 투자자금의 분담, 향후 구체적인 개발 계획 및 관련 자금조달 방안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건설의 인수 사례와 같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인수대금은 본계약 체결 이후 1년 이내에 3회에 걸쳐 지급(계약금 제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0조원을 넘어서는 부지 인수 금액을 감안할 때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단기적인 유동성 감소가 예상된다.
한신평은 기존 감정가액과 예상 범위를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서 투자자산의 실질적인 가치, 장기적인 개발 과정 및 자금 소요, 기타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관련 재원 확보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 측은 "향후 인수 주체 간 투자자금 분담 구조, 인수 부지의 구체적인 개발 계획 및 기간, 각 계열사의 영업 및 재무적 영향 등을 검토하여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한국전력공사는 기존 본사 부동산에 대한 매각 입찰 결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음을 공시했다. 본계약은 이달 26일까지 체결할 예정이다.
서울 삼성동의 한국전력 기존 본사 부지는 7만 9342㎡로 인수금액은
현대차그룹은 인수 대상 부지를 본사 업무시설과 더불어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백화점 및 공연장 등이 포함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로 개발할 계획이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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