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 투자정보제공업체인 프리스닥에 따르면 삼성SDS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지난 16일 29만6500원에서 19일 33만9500원으로 4거래일 동안 14.5%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26조269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6위인 네이버(26조1064억원)보다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글로비스와 SK C&C도 각각 6.8%, 6.3% 올랐다. 이 종목들이 오른 표면적인 이유는 제각각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실적이 잘 나오고 있음에도 그동안 주가가 충분히 조정받았기 때문에 다시 오른 것"이라며 "한전 용지 인수 컨소시엄에 서 빠지면서 고가 매입 논란에서 빠지게 됐다는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SK C&C는 중고차ㆍ중고폰 사업의 수익성이 부각된 것이 가장 큰 주가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SK C&C는 2012년 대기업의 공공 시스템통합(SI)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 전후부터 다양한 사업의 문을 두드려왔다. 2012년 중고차 사업 SK엔카와 올해 중고 휴대폰 유통사업을 개시하면서 삼성SDS, LG CNS 등 IT서비스 '빅3' 중 가장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삼성SDS는 상장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호재다. 삼성SDS는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오는 11월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따져보면 이 종목들의 주가 급등 배경은 '오너의 그룹 지배력 강화'로 모아진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현대차그룹 3인방(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이 지나치게 높은 한전 용지 입찰 가격을 써냈다는 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정책금융공사가 51.11%의 한국전력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 재무구조 개선에 큰 기여를 하게 됐기 때문에 향후 정부가 어떤 방법으로든 반대급부로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는 것.
현대글로비스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큰 축인 현대모비스와 지분 맞교환 또는 합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이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오르고 현대모비스 주가가 내려갈 때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SK C&C도 최태원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가가 높아져야 하는 종목이다. 지난 2일 SK C&C는 SK(주)와 합병설을 부인했는데 시장에선 지금 합병될 경우 합병 비율 문제 때문에 SK C&C 주가를 좀 더 부양할 속내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SDS 역시 상장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기업 가치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삼성그룹이 모종의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지배구조 관련 상장사 주가 움직임을 살펴보면 오너 일가의 지분 상속 전까지 부진하던 주가가 상속 후 급등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투자자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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