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형 사모펀드(Blind PEF,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먼저 자금을 모으는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비롯한 국내 주요 운용사들이 자금 모집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사모펀드의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해온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올 하반기 출자계획을 접거나 결정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PEF 출자가 드물어짐에 따라 오히려 투자 기회가 많아져 수익률 제고의 좋은 기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 PEF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운용사 2~3곳을 선정해 600억원 규모로 추진하려던 블라인드 PEF 출자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국내 PEF 운용사 10여 곳을 상대로 출자 제안요청서(RFP)를 받아 선정 절차를 진행해왔다. 이 같은 내부방침이 알려지면서 수개월 넘게 자금 집행을 기다려온 운용사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이뿐 아니라 시장 '큰손' 국민연금이 "신규 펀드 출자보다는 기존 출자분 소진 점검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일찌감치 올해 블라인드형 사모펀드 출자를 건너뛰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지난해 2400억원을 PEF에 출자한 교직원공제회마저 "올해는 PEF 운용사 선정계획이 없다"는 방침이어서 운용사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현재 펀드 결성 진행을 살펴보면 IMM PE가 1조2000억원대 규모 3호 블라인드 PEF 결성을 준비 중이며, 스틱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성장사다리 펀드'로부터 출자받은 750억원을 토대로 1500억원 이상 규모의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올해 6월 1차로 2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 등록을 마친 유니슨캐피탈도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PEF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모펀드들이 앞다퉈 블라인드 PEF 결성에 나선 지난해 이맘때와 달리 올해는 IMM PE 외에는 대형 펀드 결성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구조조정ㆍ가업승계 이슈로 다양한 알짜 매물의 등장이 예고되는 만큼 자금 여력이 있는 기관투자가들은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업계 전문가들 조언도 적지 않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 구조조정ㆍ가업승계 관련 매물의 본격 등장으로 올해와 내년 빈티지(와인 생산연도에서 유래한 말로 PEF 출범연도를 뜻함) PEF의 수익률이 좋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며 "기관투자가들 입장에선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방행정공제회와 수출입은행 등이 PEF 출자를 추진 중이다. 지방행정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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