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ㆍ1대책 한 달 부동산시장 점검해보니 / 매매ㆍ재건축 시장 ◆
↑ `세종 금성백조예미지` 견본주택에 지난 주말 선착순 추첨을 하기 위해 신청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성백조] |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재건축 연한 단축 등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로 재건축 매력이 커지면서 단기간 호가가 오른 영향도 있지만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매수세가 약하고 거래도 감소했다. 한 달 만에 정책 약발이 떨어진 것 아니냐고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 저층 단지는 지난달 중순부터 거래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개포시영과 1~4단지 통틀어 지난 8월과 지난달 초까지 한 주에 10건 이상 거래됐지만 지난달 넷째주(9월 22~28일)엔 6~7건 정도로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고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설명한다. 아파트값도 지난달 초보다 일제히 1000만~2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대치동 은마를 비롯해 우성, 선경, 미도 등 재건축 아파트도 거래가 끊겼다. 지난 한 달 새 3000만~5000만원가량 호가가 급등했지만 매수세가 잘 붙지 않아서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9월 들어서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집주인들도 가격을 내리지 않은 채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 자세여서 호가가 오른 매물만 계속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9ㆍ1 대책에 따른 최대 수혜 단지로 꼽혔던 목동신시가지 일대도 지난달보다 호가가 5000만원 넘게 오르자 불붙던 매수세가 사그라졌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용 66㎡는 지난 8월 말보다 7000만원가량 오른 6억~6억5000만원 선이다.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투자 부담이 작은 중소형 위주로 거래가 많이 됐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못 넘은 데다 가계 부채 등 불안 요소가 많다 보니 생각만큼 매수가 힘 있게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잠실주공5단지는 삼성동 한전 용지 개발이라는 대형 호재에 힘입어 지난달 올 들어 최다인 18건 거래됐다.
기존 아파트는 교육 환경이 좋은 강남 3구와 역세권, 준공 5년 미만인 새 아파트 위주로 세입자의 매매 전환 거래가 꾸준하지만 8월에 비해서는 거래량이 줄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구로구 신도림동 S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빠지면서 가격이 좀 올라서인지 가을 이사철인데도 매매가 8월에 비해 뜸하다"며 "기존 아파트보다 청약을 통한 새 아파트 구입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서울시가 집계하는 거래량 통계는 계약일 기준이 아니라 계약 후 60일 내에 이뤄지는 신고일 기준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거래량은 7ㆍ24 대책 발표 후부터 추석 전까지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이뤄진 계약이 반영돼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한 탓에 매수자들이 심리적 저항선에 부딪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처리돼야 시장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계속 주춤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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