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개인의 해외 증시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막대한 규모의 중국 개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0일 신징바오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9일 베이징에서 런던증권거래소가 주최한 IPO 설명회에서 "적격국내개인투자자(QDII2) 제도를 도입해 개인이 해외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일정 조건을 충족한 개인은 해외 증시 투자나 채권 매입이 가능해지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기관투자가에 대해서만 해외 증시 투자를 허용하는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 제도를 운용해왔다. 현재 중국에서 QDII를 획득한 기관투자가는 100여 개, 투자 허용액은 총 768억달러에 달한다. 이날 발언은 현재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QDII2 제도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QDII2가 허용되면 막대한 규모의 중국 개인 자금이 해외 증시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들어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둔화되면서 중국인이 투자처 발굴에 애를 먹고 있는 것도 이들의 해외 투자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1년 내에 QDII2 제도가 공식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QDII2 제도 시행으로 한국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중국에서 가깝고 중국인이 잘 아는 국가인 데다가 자금 유입ㆍ유출이 자유로운 시장이어서 QDII2 시행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한류 영향으로 중국인이 가장 잘 아는 해외 국가가 한국"이라며 "중국 동포의 자금도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다만 즉각적으로 한국 증시에 들어오는 중국 자본이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아직 중국에서는 해외 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 투자가 본격화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 서울 =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