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명가' 동원그룹의 오너 일가가 최근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의 주식 쇼핑에 빠졌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조카인 김호랑씨와 김중한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김호랑씨는 지난 8월 18일 1500주를 시작으로, 지난 6일까지 6만94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보유 주식이 전혀 없던 김호랑씨는 약 1달 반에 걸쳐 지분율을 0.29%까지 끌어올렸다.
다른 방계 가족인 김중한씨도 올해 8월부터 동원시스템즈의 주식을 바구니에 담았다. 지난해 기준 2만8000주에 불과했던 보유 주식수는 9만8498주까지 증가했고, 지분율도 0.40%까지 늘어났다.
이들이 주식을 매집한 이후 동원시스템즈의 주가는 1만4000원대에서 최고 2만9700원까지 오르며 큰 폭으로 뛰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오름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현재 2만3000원을 놓고 박스권을 형성한 상태다. 8월 말에 비해 약 60% 이상 상승했다.
김호랑씨와 김중한씨는 동원시스템즈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2달만에 억대에 달하는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을 매입한 각 날짜의 종가를 기준으로 김호랑씨는 지난 16일까지 약 13억8500만원을 투자해 1억9400만원 정도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김중한씨 또한 약 6억9000만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한 후 대략 2억5000만원의 투자 수익이 난 것으로 계산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방계 가족이 단기간에 지분율을 높이면서 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야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2011년과 2013년에도 다른 계열사인 동원산업 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얻은 바가 있어 이번에도 수익 실현을 위한 단순 투자 목적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동원시스템즈의 최대주주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회사 지분율이 80.69%에 달해 경영권에 위
회사 측에서도 "회장의 조카들이 단순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장내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일축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