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업황과 금리 등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무조건적인 흥행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C건설 KT렌탈 금호석유화학 SKC LS네트웍스 GS E&R 포스코엔지니어링 등 A급 기업들이 대거 이달과 다음달 중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발행 규모는 KCC건설 600억원, KT렌탈 1000억원, 금호석화 1000억원, SKC 600억원, LS네트웍스 500억원, GS E&R 1000억원, 포스코엔지니어링 500억원 등이다.
A급 기업이 이처럼 줄줄이 회사채 시장을 찾는 것은 우선 기준금리 하락으로 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고금리 차입금을 저금리 회사채로 차환하려는 기업들이 기회를 놓칠세라 발행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A급 회사채가 3% 이하 금리로 발행돼 시장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A+인 한화케미칼이 지난 8일 발행한 1100억원 규모 3년물 회사채 금리가 2.976%를 기록했다. A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발행량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다.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 이후 기관들은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에만 투자를 집중했지만 올 들어서는 A급 회사채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 금리가 급락한 탓이다. 기관들은 투자자산 수익률을 맞추려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A급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작지 않아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심리가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관들은 업황과 재무 상황, 금리 등을 고려해 철저한 '옥석 가리기'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A급 회사채 가운데서도 흥행 성적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6일 수요예측에 나선 KCC건설은 600억원을 모집했지만 100억원 주문에 그쳤다. 건설업종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A급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업황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업황이 좋지 않은 곳은 금리가 높아도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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