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이후 이달 20일까지 18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누적 설정액 증가 규모는 1조4074억원에 달했다.
과거에는 코스피가 2000선만 넘어서면 무조건 펀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는 코스피 2000 이상에서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펀드 투자자들이 느끼는 코스피 하단이 과거보다 5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담당 연구원은 "코스피가 2050선 전후에 머물던 지난달 중하순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꾸준히 돈이 들어왔다"며 "당초 예상과 달리 이달 들어 주가가 더 빠지면서 저가 매수 수요까지 겹쳤다"고 분석했다.
펀드 자금 유입에 힘입어 투신권은 최근 한 달 동안 지난 21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수세를 이어가 주식 약 1조2000억원을 누적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쏟아낸 매물 약 2조6000억원 가운데 거의 절반을 펀드 자금이 받아낸 셈이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주로 배당이나 가치주를 편입하는 펀드에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로 한 달 사이 자금 2990억원이 유입됐다. 이 펀드의 누적 설정액은 2조8655억원으로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 이외에 '베어링고배당' 펀드와 '신영고배당' 펀드도 설정액이 각각 598억원과 567억원 증가했다. 최근 설정액이 많이 늘어난 국내 주식형 펀드 상위 10개 가운데 3개가 배당주 펀드인 셈이다.
김후정 연구원은 "대형주 약세로 배당ㆍ가치주 펀드에 대한 자금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당주의 상승 모멘텀은 분명하지만 지난 7~8월과 같은 경이로운 수익률에서는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내려오면서 레버리지 펀드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와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로는 최근 각각 1244억원과 107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레버리지'에는 한 달 동안 1조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곽상준 신한PWM압구정센터 팀장은 "당분간 가치주ㆍ배당주 펀드 위주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저점이라는 판단
[최재원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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