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이후 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9일 삼성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1200만주(5.2%)를 2886억원에 장내 매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2만4050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30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시간을 두고 사들일 계획이다. 이날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각각 7.07%, 5.71% 급등한 2만5750원, 6만1100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주가 안정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차원"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7일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주주총회를 무사히 마친 삼성중공업이지만 국민연금 등의 반대가 부담이었다. 국민연금이 공공연하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와 삼성중공업 주가 차이가 크면 청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알려 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중공업 지분율이 5.05%로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다. 합병에 반대 의사를 보인 주주들은 삼성중공업 측에 주식을 2만7003원에 사
업계 안팎에서는 청구권 행사 기한인 다음달 17일까지 삼성중공업 주가가 2만7003원에 크게 못 미치면 주주들의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결국 삼성중공업이 불가피하게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주주들을 달래고 주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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