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주가는 지난달 23일 3만9800원을 기록한 뒤 삼성SDS 상장일이 다가옴에 따라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지난달 31일 4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만에 주가가 22.4%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주가도 공모가가 확정된 지난달 31일 각각 5.33%, 5.09%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상장 후에도 보유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막대한 상장차익이 예상된다. 유안타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S 목표주가를 각각 50만원, 36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현재 장외시장에서 삼성SDS가 34만원에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상장으로 각각 5조3800억원과 3조5800억원의 상장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이번 구주매출로 7400억원가량의 매각차익이 확정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성SDS 상장으로 약 1조2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삼성전기의 기업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기가 현재 보유한 삼성SDS 지분의 가치는 4227억원이다.
반면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매각차익 실현에 따라 순자산 가치가 증가하고 현금 유입에 따라 재무 구조가 개선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향후 삼성SDS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수혜를 더 이상 받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삼성SDS가 지분 47.2%로 단일 최대주주인 교육계열사 크레듀도 최근 모기업 상장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SDS가 상장을 발표한 지난 5월 8일 5만4100원이었던 크레듀 주가는 지난달 31일 7만2200원까지 33.5%나 올랐다.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들도 삼성SDS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미소짓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S 상장을 앞두고 최근 1개월 동안 유입된 자금이 약 3000억원에 달한다. 매일 100억원씩 공모주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청약 열기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계열 증권사가 삼성SDS 기업공개(IPO) 주관사거나 인수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운용사들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이해관계인과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계열사가 인수 업무를 담당한 증권에 대해서는 자산운용사가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상장 이후 3개월이 지날 때까지 해당 종목을 펀드 자산에 편입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삼성SDS의 주관사와 인수단으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 JP모간, 삼성증권,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동부증권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등이 삼성SDS 주식 편입에 제한을 받게 된다. 당장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과 동부자산운용은 삼성SDS 공모주 배정에서 배제돼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 운용사는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삼성SDS 청약에 참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등은 공모주 펀드는 없지만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 등에 삼성SDS 주식을 3개월간 편입하지 못하게 된다.
삼성SDS가 대형주인 만큼 ETF나 인덱스 펀드가 이 종목을 반영한 지수를 추종하지 못해 지수와 ETF 가격 간 괴리인 ‘트래킹 에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점유율이 50%가 넘어 특히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운용사는 삼성그룹주 펀드에도 삼성SDS를 담지 못한다.
만일 삼성SDS가 상장 후 주가가 오르게 되면 이를 편입한 펀드와 편입하지 못한 펀드 간 수익률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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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SDS가 상장 직후 곧바로 코스피200에 편입되는 것은 아닌 만큼 ETF나 삼성그룹주 펀드가 해당 종목을 3개월 이후 편입해도 성과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은아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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