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나 유독 하나금융만 각종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3분기 당기순이익 181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배 급증한 것.
올해 1~3분기 누적 순익도 1조 377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4078억원)의 3.4배 증가했다.
농협금융그룹은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면서 3분기 당기순이익 1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늘었다.
특히, 3분기 누적순익은 7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6% 급증했다. 농협중앙회에 주고 있는 명칭사용 부담료를 합산하면 당기순익이 8900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그룹도 3분기 당기순익 632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8억원(20.8%), 전 분기 보다 544억원(9.4%) 늘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5584억원의 순익을 거둔 이후 2분기와 3분기에도 5000억원을 넘는 순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 768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85억원(13.4%) 증가한 수치다.
전산 시스템 교체 갈등으로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 등이 동반 사퇴한 KB금융그룹도 3분기 45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익은 22.0% 증가한 1조 2214억원에 달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자산 건전성 개선과 신용손실 충당금이 크게 줄고 일회성 비용이 소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지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하향세를 거듭했던 금융사들의 실적이 살아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속에서도 하나금융만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수익 감소가 직격탄을 날렸다.
하나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 294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7.7% 줄었다. 다만 3분기 누적 순익은 9049억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환율 상승 및 동부제철의 자율협약 개시에 따른 충당금 전입 탓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하나금융은 최근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를 깨고 조기통합을 강행하며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단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침몰하는 배(외환은행)를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두 차례 연기했던 이사회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하나·외환은행 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
김 회장이 침몰하는 배에 비유할 만큼 인수 이후 외환은행의 경영 악화는 두드러졌다.
실례로 2011년 하나은행(1조 207억원) 보다 높았던 외환은행(1조 6220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600억원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하나은행(6550억원) 보다 낮으며 지방은행인 부산은행(30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 부문까지 경쟁력이 상실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외환수수료 수익은 2011년 2180억원에서 2013년말 1920억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합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하나금융측 주장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외환은행 노조와의 간극을 좁히는 게 말처럼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외환은행 노조 사무실을 전격 방문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듯 보였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다.또 최근 외환은행 노조의'조건없는 대화'요청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이사회 강행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의 향방은 하나금융의 실적악화 논리와 외환은행 직원들의 현실적 불안감에 대한'접점 찾기'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 작업이 성공한다면 전산관리·마케팅 등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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