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 중국법인 순이익은 중국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STX다롄 부실 등 이유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 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순익이 다시 회복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012년 1년치 이익(7280만달러)에 근접해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법인의 순이자마진(NIM)이 110bp 정도 상승했다”며 “여신 증가율이 크지 않았지만 수익성이 나아지면서 이익이 다시 늘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STX다롄 부실로 인해 충당금을 많이 쌓았지만 올해는 충당금 이슈도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내 은행들은 중국 내 시장 영업력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외환은행은 11월 안에 중국 통합 법인을 출범시켜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는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지분을 투자한 중국 지린은행과 함께 리테일·PB 연계 상품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우리·신한은행 등은 그동안 불모지로 여겨졌던 중국 내륙 지방으로 영업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연안 중심으로 형성된 점포를 내년에는 충칭, 상하이 등 내륙 지역으로도 점포 설립을 확대해 중국 전 지역에 대한 금융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 일회성 대출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현지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
다만 일부 여신 심사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일부 국내 은행들의 일본 도쿄지점 부실 대출 사건이 불거짐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여신에 대해 대대적인 부실 심사를 했다. 자체 조사 결과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여신 심사 소홀 등 일부 문제가 발견됐다.
대출자에 대한 상환 능력 심사, 연대 보증 재산에 대한 조사 등이 다소 미흡한 점이 드러났고 여신 승인 절차에 대한 문제도 일부 지적됐다. 이는 소위 ‘관시(關係·대인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 내 영업 관행에 기인한 문제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특성상 재무적인 지표에만 의지하기보다 대출자와의 관계를 기반해서 여신 승인이 나는 사례가 있었던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제 점검 결과 자산건전성 분류 등에서 일부 문제가 드러나서 시정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여신과 관련해 과도하게 서류를 요구하다 보면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며 “대출자를 신뢰하면서 여신 승인을 하다 보면 일부 여신 심사 과정이 미흡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도 우려할 만한 사항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 중국법인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54%였다. 이는 2012년에 비해서 0.1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아직까지 부실 비율이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향후 경기 악화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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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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