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과 관련 실무진들은 지난 2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 4개국 인프라 투자 현장 탐방에 나섰다.
국민연금의 행보는 최근 주목받는 인도와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투자에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 부동산 시장에서 거둬들인 성과를 기반으로 저평가된 아시아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홍 본부장은 국내 건설·중공업기업들과 동반 진출해 투자하는 모델도 검토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은 인도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 출범 이후 모디노믹스로 대표되는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유치 기대감에 글로벌 큰손들이 몰린다. 캐나다 연기금 CPPIB는 인도에 지난 1년간 인프라 투자 3건을 실행했고, 네덜란드 연기금 APG도 지난 7월 말 향후 3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군인공제회도 최근 호주 퀸즐랜드주 공무원 퇴직연금이 보유한 인프라 펀드에 42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다.
호주 맥쿼리PE가 4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에도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와 보험, 은행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드러냈다. 국내 인프라에 주력하던 KB자산운용도 스위스 대체투자사 파트너스그룹과 손잡고 2000억원 규모 펀드를 추진해 해외 인프라 투자에 가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를 권고했는데도 연기금들이 국내보다 해외 인프라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국내 인프라 투자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국내 연기금이 투자할 만한 메가딜은 전무하고 프로젝트도 다양하지 못하다. 게다가 국내 투자는 각종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걸린다.
최근 미시령터널의 손실보전 재협상을 요구하며 국민연금에 소송을 제기한 강원도 사례나 서울도시철도사업(9호선),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 등 민자사업에서 비용 보전 방식으로
한 전문가는 “공공기관 자산 매각을 유도하고 건실한 공공 인프라 개발을 위해 용산개발이나 복지설비 투자 등 결단을 정부가 내리면 국내 대형 기관들도 참여할 만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한나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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