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조문 인파를 보면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음악에서 힘과 위로를 받으며 한 시대를 함께 보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전성기 때 위력을 알까 싶은 어린 학생들까지 조문 행렬에 동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습을 지켜보며 두 가지를 느꼈다. 그의 죽음이 단순한 뮤지션의 죽음이 아니라 ‘메시지의 상실’에 가깝다는 사실과 1990년대라는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 그의 죽음이 유독 허망하고 비통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영화나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분석하는 입장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왜 엔터주들은 하나같이 주가수익비율(PER)이 높고 비싸냐는 의문이다.
실제로 에스엠, YG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주가는 지난 4일 기준 2014년 PER 26.9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4년 코스닥 평균과 비교할 때 46% 높은 수준이다. 최근 중국에서 외자 유치가 활발한 영화 업종은 PER가 47.6배에 달한다.
유럽과 중국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엔저까지 가세하면서 최근 주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처럼 PER가 높은 업종에 대한 불안감도 고개를 드는 모양이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주가가 정당화될 만한 이유는 많다. 첫째, 이익성장률이 높다. 에스엠, YG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2015년 순이익 성장률은 83.7%로 코스닥 전체 성장률을 2배 가까이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플렉스, CJ CGV 등 영화 업종 성장률도 80.5%에 달할 전망이다. 이익률이 높고 성장성도 따라주면 PER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둘째, 엔터테인먼트는 꿈을 품게 하고 위로를 주는 업종이다. 고 신해철씨와 함께 청춘을 보낸 이들은 한결같이 그가 젊은 시절 위로와 힘이 된 멋진 음악과 추억을 남겨줬다고 기억한다. 지금이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보다 더 어려운 불황기라고 보기도 한다. 힘든 상황에서
그래서 주식시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높은 PER로 보상을 해주고 있는 것 아닐까.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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