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CEO의 자신감

올해 들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을 비롯해 주요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손보업계가 실적을 개선하고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책임경영 의지를 적극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이 지난 3일 이 회사 주식 1만4000여 주(0.02%)를 주당 2만6000원에 매입했다고 5일 밝혔다.
총매입금액은 3억7660만원. 이 사장은 현대해상에 25년간 몸담았고 5년간 CEO를 지내고 있지만 자사주를 매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이 사장이 경영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사장은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보험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정성·지속성”이라며 “저성장·저금리 추세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안민수 사장은 취임 3개월 만인 지난 3월 자사주 2000주(총매입금액 4억5600만원)를 사들였다.
당시 안 사장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실적 개선을 통해 주가를 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안 사장은 CEO 취임 후 차보험을 비롯해 비롯해 작년 실적 둔화의 원인이 됐던 사업 부문을 효율화하는 데 경영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자사주를 매입했다. 안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할 당시 22만8000원이던 삼성화재 주가는 5일 종가 기준으로 29만3500원으로 올랐다. 지난 3분기 삼성화재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한 2214억원을 기록했다.
김병헌 LIG손보 사장은 작년 5월 자사주 3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도 8300만원을 들여 3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 7월은 LIG그룹이 LIG손보의 매각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을 때다. KB금융그룹을 우선협상자로 지정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당시 김 사장은 회사의 대주주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런 변수에 관련 없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표명하는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밖에도 남재호 메리츠화재 사장은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3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총매입금액은 3억9300만원이다.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도 3·4·8월에 총 4만주의 자사주를 샀다. 총매입금액은 2억2000만원. 박 사장은 작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