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04일(11:5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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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건마다 대박이 터지는'회사채 호황기'에도 불구, 2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은 금호석유화학이 수요예측에서 쓴 맛을 봤다. 신용등급이 낮은데다 업황 리스크가 높은 탓에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이 전날 10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3년물과 5년물을 각각 500억원 어치씩 발행하려 했으나,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3년물 900억원, 5년물 100억원으로 발행액을 조정했다. 대부분의 물량을 주간사와 인수사들이 떠안게 되면서 단기물 위주로 전환한 것이다.
금호석화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최근 실시된 수요예측 건들 가운데 가장 실패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총 1000억원 모집에 20억원의 주문밖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3년물은 아예 수요가 없었고, 5년물은 1건의 주문이 들어온 것이 전부였다. 최근 대웅제약, ㈜한화 등 A급 기업들이 연이어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업종 리스크다.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것이 방증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또 다른 A급 기업인 KCC건설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던 점을 감안하면, 건설 및 화학 등 경기에 민감하고 업황이 좋지 않은 업종의 A급 기업들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A등급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안정적인 산업군 및 우량 그룹 계열사 중심으로 선별적인 수요가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금리 메리트에도 불구, A-등급에서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업종의 회사채 수요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호석화는 이번 회사채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금호석화는 1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았다. 해당 회사채 금리가 연 5.50%임을 감안하면 이번 회사채가 3년물 3.440%, 5년물 3.985%라는 점에서 조달비용 절감 효과는 분명히 봤다는 평가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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