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7일(10:2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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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만에서는 인터넷쇼핑몰(e-comerce)처럼 내수 소비 관련 중소기업이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 창업하기도 수월하지요"
최근 대만 유안타증권 본사에서 만난 금융섹터 애널리스트 페기 쉬는 대만 중소기업들 자금조달이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천국'대만에서 중소기업이 성장할 만한 입지가 탄탄했다.
쉬 애널리스트는 "대만에는 금리가 1%대로 낮은 데다가 현금이 넘쳐나서 적정 수준의 매출과 자본구조만 갖춘다면 소기업들도 대출 받기가 쉽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아침식사 대용 음식물을 판매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좀더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하지만 실제 그렇게 시작했던 자영업자들 중에서도 세계적인 음식점 체인 오너들도 나왔다"고 밝혔다.
쉬 애널리스트 설명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대출 금리 자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기업의 경우 1.8~2%, 중소기업은 2.3~2.5%수준이다. 개인 대출은 5~6%에 달한다.
대만 은행들이 그만큼 중소기업 성장에 든든한 원군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특히 신발이나 자전거, 자동차 부품업체 등 첨단이 아닌 분야에서 아직 상장하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의 주요 대상이 된다. 아울러 대만 중소기업 오너들은 다른 기업 오너끼리 서로 출자받아 자본을 섞는 일이 흔한 문화도 특징이다.
이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도 앞다퉈 대만은행으로부터 미국달러 대출(loan)을 받으려 할 정도다. 원칙적으로 대만에 사무실을 두지 않은 기업이라도 대만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해외 비즈니스부문(overseas business unit)이 지난해 대만 은행들 이익의 30%나 차지했을 정도다. 해외 영업에서 세금 혜택까지 더해지자 대만은행들의 해외 사업이 증가할 전망이다.
페기 쉬 애널리스트도 대만 금융기관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낮은 금리로 고생하던 대만 보험사들의 경우 올해부터 정부 규제가 완화돼 해외 은행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CTBC뱅크가 도쿄스타뱅크를 저렴하게 인수했다. 개방화 물결을 타고 있는 미얀마의 경우 이미 캐세이유나이티드뱅크와 ESUN은행이 각각 미얀마 현지 은행 하나씩을 인수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메릴린치 집계에 따르면 대만의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중소기업(23%)이 대기업(19%)보다 높다. 중소기업이 많기도 하지만 은행들 입장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더 이문이 많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대만은행들도 지난 2004년과 2006년에 각각 기업대출 부도와 신용카드 위기를 미리 경험했지만 그 덕에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때 타격이 덜했다.
[타이페이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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