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교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호수변에 마련된 정유(鄭裕)선생 묘. 이곳은 지난 1990년 1월 향토유적 제6호로 지정된 이후 수원시가 관리하고 있다.] |
사후(死後) 그는 명종에게 묘역을 하사(1566년) 받아 현재의 수원시 영통구 하동 일대의 원천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영면한다. 묘갈의 문은 유성룡이 짓고, 한호(한석봉)가 글을 썼다.
정유 선생의 묘가 있는 곳은 배산임수의 형세를 띤 전형적인 ‘명당’이다. 그리고 이 원천저수지가 바로 주말이면 나들이객들로 북적이는 지금의 ‘광교호수공원(어뮤즈 파크)’다.
지난 5일 찾은 광교신도시, 이 일대 아파트 호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았다. 특히 공급이 진행 중인 광교호수공원를 둘러싼 특별계획구역보다는 경기도청역 일대의 아파트값 상승이 무섭다.
업계에 따르면 광교신도시는 최근 1년간 아파트값이 7.68% 오르며 15개 수도권 1·2기 신도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위인 안양 평촌(3.49%)과 3위 성남 분당(3.32%) 아파트값 상승률의 2배에 달한다.
특히 광교신도시 아파트 값은 지난 3월 말 3.3㎡당 1484만원에서 전달 1542만원까지 올라 같은 기간 분당(1473만원→1494만원)을 넘어서면서 격차를 더 벌렸다.
2012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광교자연앤자이의 전용면적 101㎡A(이하 전용면적 기준)는 현재 6억4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같은 면적이면서 광교호수가 보이는 층은 호가가 7억원에 달한다. 2010년 당시 분양가(4억9594만원)보다 무려 2억원 가량 뛰었다.
광교호수마을참누리레이크(2011년 9월 입주)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아파트의 84㎡는 현재 4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광교호수 조망이 가능한 층의 호가는 분양가(4억2000만~4억3000만원)보다 1억원이 뛴 5억3000만원이다.
조망이 좋은 호수공원 일대는 프리미엄이 더 높다. 호수와 맞닿은 ‘에일린의 뜰’ 연립주택 테라스하우스 전용 134㎡ 매매가격은 13억~15억원으로 호수 조망이 안되는 같은 면적보다 3억~4억원 비싸다.
↑ [광교호수공원 주변으로 조성되는 주거복합단지 4곳 위치도] |
이에 이미 높아질 만큼 높아진 기존 아파트를 사느니 차라리 새 아파트를 분양받겠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경기도청역이나 행정타운(공공청사)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대신 광교호수공원과 맞닿아 있고 신대호수와도 가까운 특별계획구역 내 C2·C3·C4·D3블록을 주시했다.
특히 젊은 수요층은 대단지에 단지 옆으로 초등학교가 신설되는 C2블록을 선호했다. C2블록은 4개 용지 중 신분당선 연장선인 경기도청역과 중심상업시설 접근성이 좋고 전용 84㎡로 구성돼 어린 자녀를 둔 3040세대의 문의가 많다는 분석이다.
D3블록은 중장년층에 적합해 보인다. 우선, 대중교통 접근성이 나머지 단지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S공인 관계자는 “찾아오는 고객 대부분이 광교호수주변 분양 예정 아파트에 관심이 높다”며 “이는 기존 아파트들의 가격이 비싼 탓이기도 하지만 광교신도시에서 광교호수주변은 이미 탁월한 입지로 분당, 용인, 수원 고객들 사이에 정평이 났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광교호수 주변에 나온 주상복합과 업무용지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간 쟁탈전이 치열했다. 지난 2월 D3블록을 시작으로 C2·C3·C4블록 총 4개 블록 용지공급 낙찰가격 총액만 약 1조4067억원이다.
가장 최근에 공급된 C2블록은 6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 결국 증흥건설이 차지했다. 중흥건설은 C2블록의 공급 내정가인 5644억원의 130% 수준인 약 75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 [11월 중 공급에 나서는 ‘힐스테이트 광교’가 현장 인근에 노천카페를 마련하고 홍보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지난 2012년 분양한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의 시공현장.] |
당초 원천호수 주변은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여 컨벤션센터, 비즈니스파크 등이 추진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자가 나서지 않거나 자금난으로 토지비를 조달하지 못해 무산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에 경기도시공사는 특별계획구역에 묶여 있던 곳을 최근 잇달아 해제하고 분할 매각했고, 덕분에 주상복합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된 것.
지난 3일 C2블록이 매각된 광교호수주변에서는 주거복합 용지 4곳이 올해 말을 필두로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할 전망이다.
선두주자는 D3블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광교호수와 신대호수 중간에 위치한 D3블록에 ‘광교 힐스테이트’를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다.
아파트는 판상형으로 설계해 전용률을 일반 아파트 수준(75%)으로 끌어 올렸다. 오피스텔은 모든 형에 방을 2개 이상 넣었으며, 전용 59㎡, 84㎡는 욕실도 2개씩 제공했다. 상업시설은 광교호수 전면에 스트리트형 테라스몰로 꾸며 유동인구의 유입을 극대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장영우 분양소장은 “C2블록 낙찰 소식이 전해진 4일 이후 문의전화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면서 “D3블록 매입가가 C2블록보다 2배 가까이 저렴하기 때문에, 평당 분양가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한 발 빠른 수요자들”이라고 전했다.
[광교신도시 =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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