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은 1인당 2억원까지 비과세다. 또 장기 저축성보험은 5년간 월 적립식으로 납입하고 10년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맞추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홍씨는 일단 즉시연금을 1인당 최대 한도인 2억원까지 가입했다. 그리고 나머지 6억원은 매월 1000만원씩 6개월치를 한꺼번에 미리 입금하는 식으로 굴리기로 했다. 박일건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PB 팀장은 “최근 자산가들이 금리가 낮은 정기 예·적금 대안 상품으로 보험상품을 선호한다”며 “전체 포트폴리오 중 20% 정도는 보험상품에 꾸준히 투자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과 우리은행이 11일 우리은행 내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TCE)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에서 방카슈랑스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2.71%였던 방카슈랑스 비중은 지난 9월 말에는 28.81%로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예·적금과 통장식 CD 등 비중은 76.08%에서 58.92%로 크게 낮아졌다. 우리은행 TCE 수는 2010년 2796명에서 지난 9월 말에는 3835명으로 늘었지만 이들이 이 은행에 보유한 금융자산은 평균 22억원 정도로 별 변화가 없었다.
보수적 성향인 자산가들이 정기예금 실질금리가 계속 낮아지자 원금이 보장되면서 공시이율이 연 3% 후반대인 저축성보험 상품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고액 자산가들에게 저축성보험은 ‘절세’ 혜택까지 더해져 실질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으로 등극했다.
김옥정 우리은행 WM사업단 상무는 “방카슈랑스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일부러 PB센터를 찾는 거액 자산가 고객이 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저축성보험은 초기에 수수료와 사업비를 떼어가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보험사가 매월 시중금리를 감안해 내놓는 공시이율을 기준으로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보험사 공시이율이 3%를 웃돌고 있어 예·적금보다 높은 점과 절세가 가능하다는 점이 방카슈랑스 창구로 자산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저축성보험·연금보험 상품 공시이율은 연 3.7% 안팎이다. 여기다 비과세 혜택까지 적용되면 정기예금보다 실수령액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올해는 최저이율이 보장되면서 조기 사망과 건강 보장까지 가능한 ‘양로보험’이 자산가들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방카슈랑스 상품은 ‘KDB 365 알뜰 양로저축’ ‘흥국 드림재테크저축’ ‘동양 수호천사 뉴하이클래스저축’과 같은 양로보험이다.
방카슈랑스 열풍은 베이비부머 고령화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PB센터를 찾는 50·60대 자산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은퇴 후 오랫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임대수익이 불투명해지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보험·연금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한화 스마트V연금’ ‘미래에셋 리치플러스연금’ ‘더드림 교보 First연금’ ‘삼성 에이스연금’과 같은 연금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은 다른 은행에서도 비슷하다. 이영아 기업은행 PB는 “비과세 혜택을 누리면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굴리려는 고객들이 양로보험 등을 찾고 있다”며 “방카슈랑스에 대
■ <용어 설명>
▷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 프랑스어로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을 합성한 말로 보험사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파는 영업행태를 뜻한다.
[김규식 기자 / 배미정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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