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0일(09:3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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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으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정유업계가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업황 부진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저금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S-Oil, SK에너지 등 주요 정유사들 지난달 이후부터 줄줄이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발행을 진행 중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들어 세 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서 이목을 끈다.
회사채 신용등급 'AA-급'인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말 3년물(600억원)과 5년물(800억원) 7년물(600억원)로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지난달 하순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을 공동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들어 현대오일뱅크가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월에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고, 6월에도 1000억원 규모 4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회사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가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던 S-OIL도 지난 6월 3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달 중 추가로 3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을 추진 중이다.
SK에너지는 지난달 27일 사모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올들어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정유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인 이유는 내년 영업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특히 당분간 유가하락, 원화값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정제마진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유사들은 저금리라는 우호적 환경을 활용해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회사채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들 영업활동은 원유를 대규모로 들여와 정제 과정을 거쳐 마진을 붙여 물건을 파는 형태로 이뤄진다. 원재료인 원유를 전액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대부분 외상거래(매입채무)로 매입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부채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급격한 경기 악화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질 경우 단기채무 상환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경영 활동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단기적으로 갚아야 하는 외상거래 채무를 장기 회사채로 갚으면, 부채 만기가 길어져 재무구조가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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