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버블(거품) 현상에 대한 예측으로 유명한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일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기자와 만나 엔저가 아시아 통화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앤디 셰 박사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3월 이후로 예상하면서 서너 차례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가치가 갑작스럽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 않고, 과거와 달리 중장기 자금이 아시아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갑자기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가 우려한 것은 엔화 약세였다.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감수하며 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 수준으로까지 낮아진다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것. 발생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엔화와 위안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 한국과 대만 경제는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앤디 셰 박사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비(非)아시아 신흥국 경제가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신흥국은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금리와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동유럽이나 남아공은 이런 노하우가 없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흥국 위기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행처럼 인터넷이나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하지 말고 지루하더라도 기다려야 한다”며 “위기가 이미 발생한 신흥국에는 좋은 투자 기회가 많다”고 조언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이제 막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투자할 타이밍이 아니라고 말했다. 후강퉁 시행으로 중국 증시에 유입되는 글로벌 자금 규모도 상하이증시 시가총액에 비하면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증시 부양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산업 전반에 퍼져 있는 공급과잉이 어느정도 해소되면 중국 정부가 세금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는데 이때가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투자 타이밍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앤디 셰 박사는 12일 하나대투증권이
[용환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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