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7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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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KIC)가 운용자금의 핵심인 정부위탁금 100억달러를 전격 확보하며 안홍철 사장 체제에 힘이 실리게 됐다.
17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KIC는 지난 10일 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 소위원회에서 진통 끝에 정부위탁금을 받게 됐다. 일부 야당 의원들 중심으로 안홍철 현 사장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실력 행사에 나섰으나 극적으로 타결돼 올해 정부위탁금이 입금되는 것은 물론 내년 예산안에도 위탁금 100억달러를 추가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
큰 짐을 덜어낸 안홍철 KIC 사장은 오는 2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KIC가 주도해 출범한 글로벌 공동투자협의체(CROSAPF)의 공동투자 추진 현황 등 주요 현황에 대해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KIC는 최근 카타르투자청(QIA)등 국부펀드들과 공동투자 협약을 맺는 등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으나 정작 연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외국환평형기금 운용자금이 입금되지 않는 등 기금 운용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KIC는 예산을 한국은행 외환보유고에서 조달하는데 지난 2011년부터 KIC 위탁자금 100억달러 중에서 50억달러를 리스크관리 상의 문제점을 확인한 후 추가 위탁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후 매년 이맘 때면 기재위 예결소위에서 소속 의원 만장일치로 승인을 얻어내는 것이 KIC 연례행사가 됐다. 지난 2011년에 위탁금을 받지 못할 위기를 겨우 넘기고 2012년 15억불을 못받아 불용처리된 '전과'가 있다. 2013년 최종석 당시 사장이 사직을 한 후 오히려 쉽게 정부위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같은 규정이 만들어진 것 자체는 KIC의 과거 메릴린치 투자 손실에 따른 책임론이 부상된 탓이 크다. 그러나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상반기 잠정 투자수익률 등을 근거로 '기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부펀드의 대외 신뢰도 저하는 물론 일상적인 투자업무에도 차질을 빚는다는 점이다. 투자의 기본이 되는 운용자금 규모에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특히 안홍철 사장 취임 후에 야당 의원들은 안 사장의 과거 '트위터' 발언 파문을 들어 기재위 파행이 이어졌다.
작년말 기준 KIC의 자산운용 규모는 720억달러에 달한다. 작년 연간 수익률은 8.67%이고,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도 8.62%로 운용기준을 웃도는 수준에서 투자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국부펀드를 추진하고 있고 아부다비와 카타르가 막대한 오일머니로 공격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역사뿐 아니라 운용 규모나 시스템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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