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사의 참여는 고사하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이 저마다 약점을 갖고 있어 정부의 인수 승인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은행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교보생명이 최근'인수 유보'입장으로 급선회, 매각 연기설에 불을 지폈다.
복수의 사업자가 참여해야 입찰이 진행되는 우리은행 매각은 현재 교보생명과 중국 안방보험 정도만 참여 의사를 타진 중이다.
따라서 교보생명이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이번 매각 추진도 불발로 끝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를 위한 최종결정'돌연 유보'결정에 대해 금융당국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해석이다.
앞서 금융당국의 교보생명'인수 불허'에 대한 얘기가 흘러 나오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교보생명의 최대주주는 신창재 회장(지분 34% 보유). 따라서 이 회사가 우리은행 인수 시 우리은행은 개인 대주주가 오너가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교보생명이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결국은 정부가 인수에 제동을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선뜻 입찰에 참여하기가 꺼려지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뒤늦게 관련 사실을 진화하기 위해 보도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우리은행 입찰이진행중인 상황에서 정부는 특정 입찰후보에 대한 어떠한 견해도 가진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인수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경영권지분 매각 물량도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해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안방보험 역시 국부유출 우려 등으로 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 우리은행 매각은 사실상 무산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해외 자본의 우리은행 인수를 막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기업금융 비중이 큰 우리은행을 중국 안방보험에 넘길 경우 국내 대기업 정보가 상당수 중국으로 새어 나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소수 지분만 매각하고 경영권 지분은 내년께 다시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도 "경남·광주은행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상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매각을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매각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9일 재상장 한 우리은행 주가는 하한가까지
이는 우리은행의 기준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받은데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지분 인수입찰 유보를 결정한 것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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