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주류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업계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투자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관련 업종의 주가가 이달 들어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맥주 클라우드의 성공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다만 음료부문의 3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밑돌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약화됐다.
3분기는 일반적으로 음료업계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 여름이 예상보다 시원하면서 매출 신장이 둔화됐다. 또한 프랜차이즈 음료 등 대체재가 다양해져 음료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음료업계 성수기지만 수요가 감소해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낮다"고 말했다.
투자자 반응도 냉담하다. 지난달 220만원을 웃돈 롯데칠성은 지난 7일 167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16거래일째 160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나지 못하고 방향성 없이 흔들리고 있다. 10월 대비 25%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하이트진로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가는 지난달 2만7550원까지 상승했지만 28일 종가는 2만5050원으로 9.1% 하락했다.
주요 사업부인 맥주 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맥주의 증가, 롯데칠성 맥주 시장 진입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실적에 영향을 줬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다만 "내년에는 소주 부문의 실적 개선, 맥주점유율 상승, 비용절감 추진 등으로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매수(Trading buy) 의견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주류 종목인 보해양조도 지난달 23일 종가 대비 20% 하락한 1250원에 28일 장을 마쳤다. 무학도 지난달 최고가인 9.2% 떨어진 3만3400원을 기록했다.
회사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해선 소주 부문 매출 성장세를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름에는 가볍고 청량감이 있는 맥주 소비가 많지만 겨울에는 알코올도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소주 소비가 늘기 때문이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어 "주류 회사 이외에도 청해에탄올, MH에탄올 등 상장된 주정회사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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