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의 코넥스시장 상장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코넥스 상장사 대표들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3억원의 개인 예탁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넥스 시장에서 일반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선 3억원 이상을 기본적으로 예탁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마련됐으나 시장 진입의 장벽을 높이고 거래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서기만 베셀 대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가장 주요한 부분이 개인 예탁금 제도를 3억원에서 대폭 인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기본 예탁금 제도 때문에 오히려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에도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을 포함한 개인들의 거래 활성화도 중요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 역시 "3억원의 예탁금은 코넥스 상장사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느낌을 준다"며 "예탁금 수준을 완화하는 대신 분기 보고서 등의 제도를 활성화해 투자자보호를 지원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동조했다.
이에 신 위원장은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3억원의 예탁금 기준을 정했으나 직원들의 주식 매수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예탁금 문제는 투자자 보호와 충돌되는 부분이지만 묘수가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코넥스시장 지수 발표와 기업분석 자료 증대, 코넥스 상장사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의 세제 지원에 대한 의견도 쏟아졌다.
김상백 스탠다드펌 대표는 "지수가 발표된다면 시장 참여자들이 더욱 관심가질 것"이라며 "지정자문인을 통해 증권사들의 기업분석자료 발간을 다소 의무화하는 것도 고려 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김홍식 웹솔루스 대표 역시 "예탁금 기준 완화에 동의한다"고 밝힌 뒤 "본질적으로 코넥스가 기관투자자 중심인만큼 관련 세제지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양도차익이나 배당비과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 더욱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상장사들의 의견 감안해 시장을 원점에서 들여다보고 향후 개선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상장과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술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은 기업은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특례제도를 곧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내년 금융위의 화두 중 하나인 '모험자본의 육성'에는 코넥스 시장의 활성화가 핵심 사안"이라며 "거래소와 금융위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코넥스 시장이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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