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을 파는 18개 손해보험사는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에서만 7조원 넘게 적자를 봤다. 업계는 끊임없이 보험료 인상을 건의했지만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담을 우려한 정부가 이를 번번이 막았다. 요즘엔 기름값이 추락해 더 버티기 힘들다고 업계는 하소연한다. 이 같은 추세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5일 유안타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한 상위 5개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7월 84.0%에서 10월 89.9%로 급격히 뛰었다. 11월은 90%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언저리에서 60달러대로 급락했다. 시중 주유소 휘발유값은 같은 기간 ℓ당 많게는 300원 넘게 싸졌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싸진 휘발유 가격이 자동차 운행을 늘리고 결국 사고 증가로 이어지는 인과관계가 나오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준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을 77% 선으로 추정한다. 보험료 100원을 받으면 보험 상품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가 최소 23원은 드는 구조다. 유가 하락으로 손해율이 90% 넘게 뛰어오르면 자동차보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구조라고 업계는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12월은 1년 중 가장 추워 사고도 가장 많이 나는데 기름값이 떨어져 적자 폭이 더 커질 전망”이라며 “보험료를 올려 손해를 메워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막고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이 주력이었던 현대하이카다이렉트, 악사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등 중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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