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SDS가 2016년까지 삼성전자 전 세계 사업장 물류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류BPO 사업부는 그때까지 연평균 44.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일모직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패션 부문 35.8%, 푸드컬처(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31.9%, 건설 부문 23.2%, 레저 부문 9% 순으로 매출액 비중이 크다. 45.6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 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패션과 바이오가 제일모직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일모직의 SPA(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의 경우 론칭 첫해인 2012년 매출 600억원, 2013년 13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50% 이상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등 아시아, 유럽, 미국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 각각 45.6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해 3만ℓ급 생산설비를 갖춘 인천송도 1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15만ℓ급 제2공장이 내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총 18만ℓ 설비를 갖추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3위의 바이오 위탁생산 전문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해 2017년 손익분기점을 지나고 2020년 영업이익률 4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대해서는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에잇세컨즈가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두 기업이 판이하게 다르다.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세 혹은 양도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SDS 주가가 상장한 지 얼마 안 돼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 같은 지배구조 특성에 기인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5일 삼성그룹 관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개월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 일부 지분을 내다팔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주가가 내림세를 보인 것은 삼성SDS가 지배구조 측면에서 취약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제일모직은 지배구조 꼭대기에 위치해 ‘끝까지 가져가야 할’ 주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삼성생명(19.3%·4조8057억원)·삼성바이오로직스(45.65%·3037억원)의 지분 가치가 상당한 데다 1443만㎡(437만평)에 달하는 용지 등 자산 가치도 어마어마하다.
이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은 삼성SDS보다도 제일모직을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 기관 수요예측 때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싱가포르투자청, 아부다비투자청 등 글로벌 큰손들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써내며 대거 몰린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초반 급등락이 이어졌던 삼성SDS와 달리 제일모직은 해외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 비중이 높아 큰 주가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에서 제일모직으로 옮겨타라는 조언을 내놓기도 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너 입장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제일모직의 밸류에이션도 적절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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