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4일(11: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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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최대 5% 금리를 앞세워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번에 우리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앞서 JB금융지주가 발행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신종자본증권형'이다. 우리은행이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 실패 선례를 깨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금융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5일 진행한다. 수요예측 후 12일까지 최종 발행 작업을 끝마칠 계획이다.
이번 코코본드는 우리은행 신용등급(AAA)급보다 3단계 낮은 AA-급으로 발행된다. 발행 조건은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다.
발행금리는 최대 5%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공모 희망금리를 5년만기 국고채 금리에 1.90%포인트에서 2.8%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 2일 5년물 국고채 금리가 2.254%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우리은행 코코본드 발행금리는 4.154%~5.054%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이번 우리은행 코코본드 발행금리는 앞서 같은 조건으로 발행됐던 JB금융지주 코코본드 발행금리(6.4%)와 비교하면 1%포인트 가량 낮다. 그러나 최근 AA-급 회사채 발행금리 수준(2% 중반)을 고려하면 우리은행 코코본드는 동일 신용등급 채권보다 금리가 2배 가량 높다.
코코본드는 크게 10년 만기 후순위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후순위채형'과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영구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신종자본증권형' 등 2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우리은행이 도전하는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형이다.
신종자본증권형은 만기가 길고 위험이 높지만 금리도 높은 고위험 투자상품이다. 반대로 후순위채형은 만기가 짧고 위험이 낮은 대신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앞서 지난 9월 JB금융지주는 우리은행과 같은 조건으로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 2000억원 규모 발행을 시도했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투자위험이 높아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우리은행 코코본드 흥행 열쇠도 기관이 쥐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이 코코본드 투자위험 수준을 감내하면서 투자에 나설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근 금융감독원(보험감독국)은 보험사들이 코코본드에 투자할 때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산정하는 가중치를 코코본드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일정수준(8%) 일괄 적용하도록 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AA-급 신종자본증권 위험가중치를 기존 4%보다 2배 높은 8%로 적용해야 한다. 8%는 상장주식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 수준이다. 위험투자 비중을 낮춰 자산 건전성을 강화해야하는 보험사들로서는 코코본드에 투자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예상보다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집금액 2000억원은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우리은행 코코본드 최저 청약금액은 50억원으로 사실상 기관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다. 리테일(개인) 유통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특정금전신탁) 등은 청약 금지된다. 우리은행과 감독당국은 코코본드 투자위험수준이 높다고 판단, 협의 아래 기관 전용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코코본드는 특정한 조건(부실금융기관 지정)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이다. 코코본드는 '채권(부채)'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바젤Ⅲ'가 도입되면서 코코본드가 은행들 자본확충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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