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대 증거금 30조원 빨아들인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제일모직은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된다. 공모주는 상장 첫날 주식시장 개장 전인 오전 8~9시에 공모가의 50~200% 범위에서 시초가가 결정된다. 공모가가 5만3000원인 제일모직의 경우 2만6500원에서 10만6000원 사이에서 거래가 시작되는 셈이다. 삼성SDS처럼 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서 형성될 경우 제일모직 시가총액은 14조3100억원에 달해 삼성화재(13조6200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15위에 오르게 된다.
시초가가 결정된 이후부터는 다른 종목과 동일한 조건을 적용받는다. 상·하한가 폭이 15%임을 감안하면 종가 기준으로는 2만2500원에서 12만1900원까지 거래될 수 있다.
제일모직의 향후 주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은 제일모직에 대해 7만~1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결과도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중 86.9%가 제일모직의 희망 밴드 가격 상한인 5만3000원 이상을 써 냈고, 밴드 하한인 4만5000원보다 낮은 금액을 희망한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3.1%는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신청수량만 기재했다. 가격과 관계없이 무조건 물량을 배정받겠다는 ‘백지 위임장’을 낸 것이다. 주가 전망을 그만큼 밝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장외시장 시세가 상장 후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의 경우 공모청약 마감일 장외시장 가격은 36만6000원이었고, 11일 종가는 32만원이었다. 11일 장외시장에서 제일모직 거래 가격은 10만원 근처에서 형성돼 있다. 장외주식거래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는 제일모직의 매도호가가 9만~11만원, 매수호가는 8만~10만원에 형성돼 있다. 상장 후 장외시장 가격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될 경우 공모주 투자자들은 50% 이상 수익을 거둘 수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SDS의 경우 클라우드, 의료-헬스케어, 스마트홈,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갖춘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재편되면서 고성장이 기대되는 반면 제일모직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사업구조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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