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주시장의 마지막 대어(大魚) 제일모직이 30조원대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을 기록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11일 상장 대표주간사인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증거금은 이날 30조649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경쟁률은 194.9대 1, 전체 청약주식수 합계는 11조2057만3920주로 나타났다.
청약증거금이 30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며, 이는 역대 최고 규모였던 삼성생명의 19조2216억원도 크게 뛰어넘은 규모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의 15조5520억원도 앞지르면서 공모 열기를 가늠케 했다.
청약경쟁률도 194.9대 1을 기록해 삼성생명(40.6대 1)과 삼성SDS(134대 1)의 기록을 가뿐이 제꼈다.
증권사별 일반청약 경쟁률은 신한금융투자(배정물량 13만9000주)가 330.2대 1로 가장 높았다. 삼성증권(139만1000주)은 264.2대 1, 하나대투증권(13만9000주)은 189.7대 1로 뒤를 이었다. 대우증권(217만9000주) 172.5대 1, KB투자증권(13만9000주) 167.5대 1, 우리투자증권(176만2000주)이 159.7대 1를 기록했다.
청약증거금 규모는 대우증권이 10조332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은 9조7393억원, 우리투자증권에도 7조4593억원이 몰렸다. 신한금융투자로 청약한 증거금은 1조2173억원이다.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 관심은 청약 첫날인 전날부터 달아올랐다. 각 증권사 창구에는 공모주 청약과 관련해 계좌를 만들거나 절차를 묻는 문의가 쏟아졌다. 일부 일반투자자는 한도 를 꽉 채운 21만주를 풀(full) 청약하기도 했다. 21만주에 대한 청약증거금은 56억원에 달한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데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많다는 점이 맞물려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저금리 시대에 갈 곳을 잃은 시중 뭉칫돈이 이번 청약에 대거 유입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은 4가지의 안정적 사업구조를 갖고 있고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삼성그룹의 정점에 위치한다"며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부터 흥행 성공이 예감됐다"고 말했다. 또 "주식시장 부진과 저금리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고 덧붙
공모가는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5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공모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주(2874만9950주)의 20%에 해당하는 574만9990주다.
제일모직은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며,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으로 7조2000억원에 달한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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