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오후 마포구 아현동 서부광역등기소 신축 예정부지에서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주민을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 300 여명이 서부광역등기소 설치 반대 주민 결의대회 열었다.] |
지난 14일 서부광역등기소 신축을 앞두고 있는 마포구 아현3재정비 촉진구역 내 공공청사 4구역 부지에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입주민과 인근주민 300여명이 모여 서부광역등기소 설치를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이 엄동설한에 아이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이유는 주거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광역등기소 설치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포구측은 형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주민 상당수는 이에 대해 “그런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마포구가 이 부지를 매각할 당시 조합원들은 개발을 위해 기존 주택을 비워주고 전국에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라 통지문을 받을 수도 없었고, 받았다 하더라도 반대 의견을 전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광역등기소가 들어갈 부지는 당초 아현3구역 재개발조합이 마포구에 공공용지로 사용해달라며 기부채납 한 땅으로, 마포구는 지난해 이 땅을 공공청사 용도로 변경해 매각했다. 지난달 14일 법원의 입찰공고를 거쳐 이달 중 청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일대 주민들은 기부채납한 토지를 당해 사업의 준공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매각한 점에 대해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생활편의와 무관한 광역등기소 설치는 주민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에 입주한 한 주민은 “10년을 기다려 재개발한 곳인데 마포구청이 주민 몰래 땅장사를 했다”고 토로했다.
이 일대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서부광역등기소 예정 부지에 주민들을 위한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아현3구역 일대는 지난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를 비롯해 아현 2구역, 염리 2구역, 염리 3구역, 래미안 공덕 4차 아파트, 래미안 공덕 5차 등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재개발(뉴타운)이 완료되면 ‘미니 신도시급’ 대규모 주거타운이 형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주민편의시설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열악한 환경을 대변하듯 아현초등학교를 담하나 사이를 두고 수십여곳의 무허가 술집이 난립해 있다. 아현동에 있어야 할 아현동 주민센터도 공덕동에 있을 정도다.
집회에 참여한 한 여성주민(39)은 “광역등기소 부지는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단지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왕복 일차선 도로가 전부”라며 “광역등기소 공사가 시작되면 2년 동안 공사덤프트럭 드나들텐데 단지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주거 편의시설이 들어서야할 아파트 상가에 사법서사나 공증사무실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아파트 상권이 붕괴될 것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서부광역등기소는 약963평 지하1층 지상4층, 33면 주차장 규모로, 4개구(서대문구·은평구·용산구·마포구)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하루 이용객은 6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입지도 문제 제기됐다. 서부광역등기소 이용객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는 최악의 위치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지금도 심각한 마포대로의 교통체증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와 언덕 꼭대기기에 입지해 도보로 이동해야할 경우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도 광역등기소 입지에 어울리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공덕동 주민(45)은 “현재 마포 아현동 일대는 주민을 위한 공공용지가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며 “지역주민들의 민의를 충분히 검토해 그곳에 걸맞은 기관 혹은 시설을 유치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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