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겨울 비수기임에도 물건수가 늘자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높은 응찰가를 써내는 경우가 많아진 영향이다. 특히 10억이상 고가아파트 낙찰율이 12월들어 크게 증가했다.
17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12월(1~15일)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9.3%로 지난달 87.5%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89.1%로 올해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낙찰가율은 11월 매매시장이 위축되면서 같이 하락했다가 이달들어 다시 상승전환했다. 지난달 88.0%로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도 12월 들어 90.2%로 상승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가을 이후 물건수가 줄면서 경매시장도 소강상태를 보였는데 이달들어 물건수가 다시 늘자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15일까지 입찰한 수도권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총 927건으로 지난 11월 한달(1388건)간 진행건수의 67%에 달했다. 특히 15일간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09건으로 지난달 총 진행건수(342건)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물건이 없어 투자처를 못 찾던 대기수요는 10억 이상 고가아파트 물건에도 몰렸다. 서울 10억이상 고가 아파트는 지난달 5건 중 한 건만이 낙찰(낙찰율 21.4%)됐지만 이달들어서는 낙찰율이 42.9%로, 낙찰가율도 87.4%로 상승했다. 감정가 50억원에 법원에 나와 화제가 됐던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주상복합 전용 242㎡가 지난 15일 39억1800만원(낙찰가율 78%)에 낙찰된 게 대표적 예다. 지난 9일에는 감정가 28억원에 나온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8㎡이 29억50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05%에 달했고 같은 날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38.3㎡도 감정가(18억원)의 91%인 16억3100만원에 낙
이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고가 아파트는 감정가의 80% 선에서 낙찰되지만 재건축 아파트나 랜드마크 아파트는 감정가의 100%를 넘겨 고가에 매각되는 사례가 늘었다”며 "예년보다 빨리 12월부터 경매시장이 뜨거워지고 있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고가 응찰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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