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에서 KB금융지주가 LIG손보 지분 19.47%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LIG투자증권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LIG손보는 LIG투자증권 지분 82.35%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는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서 KB금융의 잇따른 법규 위반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개선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명령했다.
이번 인수에 따라 KB금융그룹의 연결총자산은 9월 말 기준 302조원에서 325조원으로 증가한다. 자산 규모에서 농협금융그룹(313조원)과 하나·외환통합은행(312조원)을 제치고 기존 국내 금융그룹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신탁·관리 자산을 포함하면 KB의 자산 규모는 399조원에서 422조원으로 늘어나 기존 1위인 신한금융그룹(401조원)을 앞선다.
KB금융은 내년 상반기 안으로 LIG손보의 자사주 13.8%를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다. 금융지주회사가 특정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금융지주회사법 규정 때문이다. LIG손보의 자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큰 LIG투자증권은 2년 안으로 되팔거나 KB투자증권과 합병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번 인수 승인을 계기로 오는 29~30일 KB금융지주와 계열사에 대한 임원 인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윤종규호’를 가동한다.
먼저 KB금융은 전국 KB국민은행 1172개 지점과 다른 금융사에 대한 화재보험 수요를 LIG손보로 전환할 예정이다. LIG손보와 LIG손보 계열사 임직원을 포함한 3만1000여 명의 KB금융그룹 임직원을 활용해 자동차보험 가입 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LIG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연계한 자동차 복합상품을 개발해 전국 소매점포에서 자동차금융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KB생명과 LIG손해보험 간 교차판매 같은 채널 다양화도 준비 중이다.
KB금융이 LIG손보를 품고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손보 시장의 판도 변화도 전망된다.
손보업계 자산 순위는 삼성화재가 55조4000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현대해상(26조5000억원), 동부화재(26조1000억원), LIG손보(22조2000억원) 등이 잇고 있다. 4위와 2~3위 격차가 4조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LIG손보의 분발 여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LIG손보는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방카슈랑스 등에서 KB금융의 영업망을 적극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에서 팔 수 있는 방카슈랑스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대신에 다른 은행의 견제를 받을 수 있는 점은 변수다. LG·GS그룹 등 범LG가 물량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LIG손보는 보험사의 핵심 역량 중 하나인 설계사 관리에서도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IG손보는 오는 29일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김병헌 LIG손보 사장 후임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인사도 다음달
윤종규 회장은 이날 KB금융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LIG손해보험이 ‘KB손해보험’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겠다”며 “자회사 편입 승인이 우리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식 기자 / 정석우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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