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금액은 양사 올 한 해 회사채 만기액(1조7900억원)의 절반에 이르는 액수여서 선제적인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0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2월 한 달간 원화 채권 4000억원, 엔화표시 채권 200억엔(약 1800억원) 등 총 6000억여 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이는 대한항공이 올 한 해에 걸쳐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금액(4500억원)을 상회하는 액수다.
현재 대한항공 신용등급은 ‘A-’로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한번에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 세 차례 실시한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미달 사태를 빚으며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일반 회사채 대신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2월 만기 물량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ABS 발행에는 KDB대우증권 등 7개 기관 인수단 참여가 확정돼 일단 대한항공의 차환작업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내 만기 자금 일부를 상환해가는 식으로 이자비용을 절감해야 하는데 대한항공은 전액 차환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가 하락 덕분에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2월 중 2000억원을 포함해 상반기 동안 총 682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된 한진해운은 회사채신속인수제도의 차환부담 비율이 상승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차환발행심사위원회는 올 연말로 종료 예정이었던 회사채신속인수제도를 1년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20%였던 신청 기업의 차환부담 비율을 30~40%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대로라면
한진해운 관계자는 “차환부담 비율 변동 여부가 관건이지만 내년 만기 물량에 대해서는 회사채신속인수제도를 신청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수현 기자 /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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