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반 부진에 빠졌던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의 운명이 올해에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주고객인 삼성전자의 투자전략과 저가 공습에 나선 중국업체들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 등이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의 주가와 실적을 판가름 할 것으로 보여 어느때보다 IT업종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2일 투자분석업체 와이즈에프엔과 현대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전화 부품 관련 45개 코스닥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40% 가량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매출이 급감한 것이 수많은 납품업체들의 주가 및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해가 바뀌어도 부품업체들의 전반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실적 부진을 경험한 삼성전자가 비용 절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국업체들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 시기가 맞물리면서 일부 부품주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가장 위험한 분야는 터치스크린패널(TSP)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국내 TSP 제조업체들은 자산 매각, 인력 감축에 나서며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으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평가받던 선두권 업체 일진디스플레이(TSP 비중 91%)마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460억원에서 177억원으로 줄었고 에스맥(99%)은 같은 기간 181억 순익에서 105억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연초 1만5600원과 1만1400원이던 두 회사의 주가는 현재(31일 종가) 각각 6860원과 4735원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TSP업체들의 성장에 기여했던 태블릿PC 수요가 둔화되고 중국업체들이 일본 대만 기술을 이용해 품질까지 향상시키고 있어 이같은 환경을 버텨낼 곳이 마땅치 않다”며"중국업체들이 대만·일본 기술을 통해 품질까지 높이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가 굳이 국내 TSP업체들과의 계약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케이스 제조업체들도 험난한 한 해가 예상된다. 선두권 완성업체들이 스마트폰 케이스 소재를 메탈로 채택하기 시작한 탓에 인탑스, 우전앤한단, 신양 등 플라스틱 케이스 제조 상장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울 정도로 실적이 저하된 상태다. 주가는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반등 기대감은 높지 않다.
반대 급부로 메탈케이스 부문은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베트남 제2공장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해 메탈케이스 제작 공정을 도입하는 등 이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업체들에 대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메탈케이스 비율은 아직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상장사로는 KH바텍, 유원컴텍, 에스코넥 등이 있다.
올해 동반 주가 하락을 지속했던 카메라모듈 부
[매경닷컴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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