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8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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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NPL) 시장에 뛰어든 외환에프앤아이(F&I)가 모그룹인 하나금융지주 유상증자로 실탄을 확보하는 등 경쟁력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신평사들 반응은 미지근하다. 외환F&I는 모기업 지원에 따른 재무구조 강화로 신용등급 상승을 기대했으나 정작 신평사들은 신용등급을 올려줄 생각이 없는 모습이다.
8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외환F&I는 오는 2월 12일 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400만주다. 신주 발행가액은 5000원이다. 외환F&I는 한국외환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외환F&I가 발행하는 모든 신주는 외환은행이 인수할 예정이다.
외환F&I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이다. 현재 외환F&I 자본금 총액(275억원) 대비 총 부채는 3017억원으로 연결 부채비율은 1097%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이후 부채비율은 60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F&I등 NPL 운용사는 주로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상환 가능성이 낮아진 부실채권(NPL)을 인수해 값어치가 높아지면 다시 매각해 차익을 낸다. 외부 자금조달 비용이 회사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영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용등급이 높아질수록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싸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외환F&I은 유상증자를 통해 모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와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신용등급 상승도 기대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 반응은 미지근하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외환F&I 유상증자 소식 이후에도 현재 신용등급 상승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평사들은 외환F&I가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NPL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후 초기 사업비용 지출 부담이 있는데다, 영업 네트워크 기반이 약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기평은 200억원 규모 증자로는 NPL 시장에서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위한 투자여력 확보가 힘들다며 회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기존 'A-급'과 'A2-'로 유지했다. 특히 회사채 신용등급은 '부정적 관찰대상(Negative)'에 올려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신평과 나이스신평도 회사채 신용등급을 A-로 기존과 같은 등급으로 평가했다.
특히 나이스신평은 외환F&I가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올해 내에 2015년 사업연도 내에 회사 자기자본 규모가 8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하지 않으면 등급을 하향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NPL 시장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대신F&I 양대산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외환F&I를 포함해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가 격화됐다. 지난해 외환F&I를 포함해 SBI저축은행, 굿플러스자산관리 등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연합자산관리가 45.7%, 대신F&I 27.5%, SBI저축은행 7.7%, 외환F&I 4.5% 등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NPL투자회사들 수익률도 하락 추세다. 외환F&I는 연간 10%대를 수익률을 보였지만 지난해 수익률은 5%대로 하락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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