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대기가 계단처럼 생긴 기형적인 건축물이 생기게 했던 도로사선 제한 규제 폐지 등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건물 설계·디자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2017년 ‘세계 건축계의 올림픽’인 국제건축사연맹(UIA) 서울 총회를 앞두고 있어 건축업계를 대표하는 차기 협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건축업계에 따르면 차기 건축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강석후 수림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영수 현 대한건축사협회장, 이창섭 유빅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정태복 부산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조충기 전 서울시건축사회장 등(기호 순) 다섯 명이다. 현재 선거 구도는 ‘2강(强) 3중(中)’으로 형성돼 있다. 2강으로는 김영수·조충기 후보가 꼽힌다.
김영수 후보는 협회 창립 이래 첫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시 건축위원과 건축정책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 설계자문위원,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 등 건축 관련 단체와 기관에서 활동을 펼치며 쌓은 대외 교섭 능력과 행정력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재임 중에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를 분리하는 등 설계·감리제도 개선과 설계비 제값 받기 운동, 소규모 사무실을 운영하는 건축사들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도록 하는 협동조합 설립 등에 힘써왔다.
조충기 후보는 가장 최근까지 서울시건축사회장을 지냈다. 서울시건축사회장은 대한건축사협회장으로 가는 등용문인 만큼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후보는 젊고 개혁적인 성향과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설계 경험이 풍부하고 대한건축사협회에서 전국 시도회장협의회 회장과 법제·정책위원회에서 활발히 활동해 건축 제도에 해박하다.
3중 중에서는 이창섭 후보가 우세라는 평이 일반적이다. 판세가 ‘2강(强) 1중(中) 2약(弱)’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건축업계에는 ‘건축 명문대’인 서울대, 홍익대, 한양대 출신 건축사가 많으며 역대 협회장은 한양대 출신이 많다. 이 후보는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건축업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작년에 프로젝트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고 영세하게 운영되는 건축사사무소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석후
건축 업계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나름의 강점이 있어 뚜껑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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