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적으로 현대캐피탈이 해외 시장에서 잘 하고 있는 금융사라 생각합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의 말이다.
은행권 목소리를 대변하는 은행연합회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현대캐피탈을 칭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현대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사로 은행연합회가 아닌 여신금융협회 회원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영구 회장이 현대캐피탈을 띄워준 이유는 바로 현지화 역량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 중 14년 동안 한국씨티은행장 이었던 하 회장에게 국내 은행의 해외 수익성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하영구 회장은 현대캐피탈 사례를 들며 "해외진출은 각 금융사가 핵심 역량을 갖춘 분야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은행은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잘했더라도 정작 해외진출은 대부분 기업금융으로 한다”며 "물론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라는 캡티브마켓(전속 시장)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지화에 크게 성공한 케이스”라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현대캐피탈 해외수익은 이미 국내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해 국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100억원 줄어든 3150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외 이익은 166억원 증가한 455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출자산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해외가 25조6000억원을 기록해 국내(20조원)보다 5조원 이상 많다.
또 한동안 적자를 기록했던 중국 법인이 작년 들어 처음 흑자로 돌아섰고, 영국 법인은 진출한 지 1년 만에 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그밖에 그동안 금융컨설팅 업무만 해왔던 독일·브라질 법인이 이르면 올해말 할부금융사로 전환한다.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와의 시너지와 더불어 철저한 현지와 전략이 해외사업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미국 법인의 경우 임직원 1511명 가운데 현지 채용 인력수가 1500명에 달한다”며 "지난해 현대캐피탈 유럽법인 신입사원 20명의 국적이 11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현대캐피탈 해외 현지화 전략에 동의했다. 그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딜링룸만 놓고 보더라도, 딜러들은 모두 한국인”이라며 "해외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는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유섭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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