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총 35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한앤컴퍼니가 조성하는 펀드에 2000억원을 직접 출자하는 한편 중위험대출(메자닌) 형태로 15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현재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5.8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2일 종가 4만7000원 기준 2940억원 규모다. 이번 투자가 이뤄질 경우 한라비스테온공조 투자총액은 기존보다 배 이상 늘어난 6400억원 규모가 된다.
이번 국민연금 투자로 한라비스테온공조의 해외 재매각 우려 등이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IB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한라비스테온공조 관련 기존 보유지분 5%가량에 더해 한앤컴퍼니 PEF에도 상당 지분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2012년 옛 한라공조 시절 최대주주 비스테온이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을 당시 국가 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공개매수에 불참하면서 상장폐지를 막아낸 바 있다. 이번 국민연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참여가 가지는 의미가 적잖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한라비스테온공조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운용사 관계자는 “당초 한앤컴퍼니 등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가가 너무 높지 않느냐는 인식이 일부 있었다”며 “국민연금의 투자 확대 결정은 한라비스테온공조 기업가치 전망이 밝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나섬에 따라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는 최종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다.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매각자 비스테온의 주주총회 승인이 무난하게 통과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스테온 주총 시기는 통상 매년 3월이다. 비스테온 주총 승인으로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 지은 뒤 한라비스테온공조 해외법인 관련 9개국 정부의 기업결합심사 관문을 통과하면 거래는 최종 종결된다.
한편 국민연금이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자금 중 3500억원을 투자키로 하면서 인수금융(금융기관 대출) 기관으로 참여하려는 주요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국민연금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 자금으로 조성한 PEF 자금 1조2000억원을 비롯해 인수금융(메자닌 포함)으로 나머지 1조7000억원을 조달해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수금융 관련 경쟁률은 참여기관 사이 2대1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 1000억원 배분을 요청하면 절반인 500억원 정도만 배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날 국민연금이 투자 결정을 마무리 지으면서 주요 기관들은 이어 이달 중 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관투자가들이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금융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 때문이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