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겨울철 난방비가 한 달이라도 0원이 나온 아파트가 전국에서 5만5000여 가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인 6900여 가구는 계량기 고장 등 관리 부실로 인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른바 '김부선 난방비'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3개월 동안 전국 공동주택 906만가구 중 의무관리대상 1만2185개 단지, 748만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748만가구 중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4개월 간 난방비가 한 달이라도 0원이 나온 아파트는 모두 5만5174가구(0.74%)로 나타났다. 이 중 3만5432가구(난방비 0원 가구 중 64.2%)는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면서 실제로 난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9038가구(16.4%)는 미입주 등으로 입주자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았고, 여행이나 해외 출장 등 이유로 난방을 하지 않은 가구도 1760가구(3.2%)로 나타났다.
문제는 계량기 고장을 그대로 방치해 관리비가 제대로 부과되지 않은 경우가 6904가구(12.5%)로 관리 부실에 따른 난방비 미부과 가구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대전 유성구의 S아파트는 158가구가 계량기 고장을 그대로 방치했다가 이번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 고양시 D아파트(138가구), 경기 부천시 S아파트(113가구) 등도 계량기가 고장나 관리비가 부과되지 않았다.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구도 11가구(0.02%)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발견된 계량기 고장 가구에 대해 전년도 난방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과하고 계량기, 정유량 밸브, 유량계 등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또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한 입주민에 대해서는 해당 가구 1년치 난방비 중 최대 요금을 부과하는 등 별도
이노근 의원은 "전국적으로 7000가구에 육박하는 단지가 계량기 고장 등으로 관리비가 부과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일명 '김부선 난방비' 문제가 재현되지 않도록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난방계량기를 의무적으로 정기 점검하게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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